발아와 초기 성장

캠퍼스에 양삼을 심던 날, 참가자들이 나눈 양삼 씨앗이 여기저기 뿌려졌습니다. 지인 빌라의 남는 땅, 북한산 등산길에 ‘게릴라 가드닝’, 단독주택 마당, 옥상 화분, 텃밭의 남는 고랑, 유현초등학교 운동장, 한신대 오산캠퍼스, 강북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옥상…. 두 장의 작은 떡잎이 나온 다음, 깻잎처럼 넓적한 본잎이 서너 장씩 돌려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캠퍼스에 심은 양삼도 싹이 텄습니다. 처음 예상했던 대로 햇볕이 잘 드는 주차장 부지에 심은 싹이 가장 많이 나왔고, 큰 나무 때문에 그늘이 지는 검도장 부지에서도 싹이 텄습니다. 정성헌 선생님이 “고마우신 하늘, 땅, 양삼 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양삼 운동을 소박하게 시작한 분들의 뜻이 합쳐져서 무럭무럭 자랄 겁니다.”(6월 27일)라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양삼이 자라는 만큼 다른 풀들도 많이 자라서 잘 구분이 되지 않는 데다 양삼이 더욱 잘 자라도록 김매기를 해주어야 할지 궁금했지만, 자칫 양삼도 같이 뽑힐 수 있으니 무릎 높이로 자랄 때까지는 그냥 두는 게 좋다고 합니다. 심은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가장 많이 자란 녀석들은 키가 40센티 가까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흙의 상태에 따라 성장 속도에 차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양삼은 뿌리가 크고 키도 많이 자라는 식물이라서 다른 식물은 옮겨심어야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조언도 얻었습니다. 몇 차례 비가 오자 양삼이 자라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다른 식물들과는 확연히 키 차이가 납니다. 캠퍼스의 양삼 역시 5주 만에(7월 13일) 무릎 높이까지 성장했습니다.

한편 전라북도에서 2009년부터 새만금 농업용지에 양삼을 시범 재배하면서 새 품종도 개발 중이고 2021년에는 전북대 및 지역 플라스틱 업계와 협업해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을 상용화하는 계획을 수립해서 중앙정부의 지원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확인한 결과, 전북도청에서는 양삼 재배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농가소득사업으로 활용하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소 사료로 활용하고자 했으나 소가 먹지 않음, 펠릿은 목재에 비해 품질이 낮음, 플라스틱에 섞어 재활용 용기를 제작하는 것은 공정이 복잡함 등입니다. 그러나 일본 아사히맥주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삼을 활용해 맥주잔과 텀블러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괴산아이쿱 폐플라스틱 재생시설에 협력을 요청하면 화분, 컵 등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정보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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